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,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.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, 실제로 까마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,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려 있으리란 것을,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없으리란 것을 몰랐다.
— 한강, “바람이 분다, 가라”, 64p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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